요즘 개각이 제철인 모양이야.
싱싱한 개각(개뿔인가?)이 여기저기 나뒹굴더군.
한나라당에서 4-5명이 들어가야 한다는 둥, 이재오가 특임장관, 혹은 문광부장관, 최시중이 국정원장, 홍준표, 임태희의 입각설 등등 물오른 개각들로 넘쳐 나지.
여기에 친박의 김무성이나 허태열 또한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지.
설은 무성한데 무엇 하나 가닥을 잡은 것은 없어.
언제나 그랬듯이 에드벌룬만 띄워본 후 내 맘대로 하는 게 독특한 스타일이지.
이재오의 입각설이 또 나오는데 이재오계 내에서도 이재오의 역할이 뭐냐는 의문이 생긴 모양이야.
내가 그랬지.
이재오가 와봐야 할 일이 없다고.
이제야 말귀를 알아들은 모양이야.
4월에 재보선이 있으면 출마하면 되지만 10월로 연기되면 그동안 뭐하냐는 거야.
대충 장관이나 하면서 시간을 때워?
그러면 장관 자리가 시간 때우는 자리밖에 더 되냐고.
노무현은 장관 자리를 출마자 양성소로 만들더니 이번에는 대기소로 만들려나?
이재오계는 이재오를 구심점으로 뭉쳐 법안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지리멸렬한 한나라당을 일으켜 세운다는 원대한 포부가 있는 모양이야.
아니, 이재오계가 뭉치면 다른 계파들은 아 그래, 하면서 가만 있나?
이상득계도 뭉쳐야 하고 친박도 뭉쳐야 하지.
지금은 친박이 무장해제를 하고 있지만 죽인다고 덤벼도 그래 죽을게 하면서 가만 있어야 하냐고.
친박이 뭉치면 이명박도 대책이 없지.
이래저래 운신이 옹색해질 수밖에 없어.
물론 이재오가 들어온다고 곧바로 전쟁은 아니지.
이재오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곧바로 전쟁을 하지는 않겠지.
처음엔 납작 엎드려 고분고분 싹싹하게, 또 유연하면서도 입에 발린 립서어비스를 곧잘 할거야.
그런데 문제는 그런 립서어비스를 액면 그대로 받아줄 사람이 없다는 거지.
아무리 적의가 없다고 빈손을 내밀어도 바짓가랑이 사이에 감춘 칼은 어쩌지는 못한다는 거야.
늘 칼을 갖고 다닌다고 소문이 난 마당이라 아무리 웃어도 언제나 그 의도는 간파 당하고 말지.
여기에 이재오의 비극이 있어.
당대표 떨어진 다음 산사에 가서 몽니를 부린걸 보면 불교와도 꽤 인연이 있는 모양이야.
오늘은 이재오를 위해서 부처님 말씀을 들려주지.
흰두교의 브라만들은 양을 죽여 제물로 바치면서 그들의 죄를 사해주기를 빌었던 모양이야.
부처님이 돌맹이 하나를 연못에 던지며 말씀하셨지.
100명이 모여 저 돌을 뜨라고 빌면 저 돌이 뜨겠느냐.
죄를 없애려면 자신을 닦아야지 할렐루야를 외친다고 되는 건 아니란 거야.
이 말씀은 꼭 이재오를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 같아.
이재오계 100명이 모여 이재오를 뜨게 해주소서 아무리 외쳐도 뜨냔 말이야.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닦아야지.
자신을 모르니 돌아와 봐야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다는 거야.
이재오계 역시 아무리 이재오를 위해 열심히 기도해도 공염불일 뿐이지.
스스로의 입지만 좁히는 거야.
어느 날 부처님이 제자들과 함께 길을 가다가 길가에 버려진 새끼줄을 주워 냄새를 맡아 보라고 했어.
새끼줄에서는 생선 비린내가 났지.
부처님은 또 그 옆에 버려진 종이를 주워 냄새를 맡아 보라고 했어.
제자들은 냄새를 맡더니 향내가 난다고 했지.
부처님이 말했어.
생선을 꿰었던 줄에서는 생선 냄새가 나고 향을 쌌던 종이에서는 향내가 나는 법이니 그대들도 사람을 사귈 적에는 골라 사귀어야 하느니라,라고.
사람의 근본은 거의 바뀌지 않아.
생선 냄새가 나는 사람은 끝까지 생선 비린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법이고 향기로운 사람은 아무리 싸도 그 종이조차 향내로 물들이는 법이지.
그런데 생선 냄새가 나는 새끼줄로 향을 묶으면 어찌될까?
이명박이 한나라당 중진 22명을 청와대로 초청했더군.
물론 그 속에는 박근혜의 이름도 있었지.
그 기사를 보는 순간 나는 실소하고 말았어.
또, 또,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초대를 하려면 좀 제대로 할 일이지 그런 식으로 해서야 어디 박근혜가 좋아 하겠어?
초청장은 달랑 팩스 한 장이었다는군.
마치 여우가 두루미를 초대한 꼴이니 이는 곧 박근혜가 어떻게 하나 시험해 보겠다는 거지.
그냥 매직펜으로 못가, 라고 써서 팩스 한 장 보내 버릴까?
과연 박근혜가 초대에 응할까 응하지 않을까?
응하는 건 어떤 의미고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걸까?
응하면 박근혜의 위상은 1/22로 떨어져 스스로를 격하하는 것이고 응하지 않는다면 박근혜는 이명박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는 것이 되겠지.
즉 이명박은 박근혜와 대화 하려고 [무진] 애를 썼는데 박근혜가 거부했다고 선전하려는 거야.
이런 제의는 진정으로 박근혜의 협조를 구하는 방법이 아니지.
이명박은 아직도 박근혜 없이 홀로 성공할 자신이 있던가 박근혜가 싫은거야.
아무리 박근혜가 국민적 신망이 높아도 지금은 의원 이상은 아니니 그 이상의 대우는 못해주겠다는 거지.
맞는 말이야.
박근혜는 그냥 의원일 뿐이지.
언제 대우해 달라는 말 한 적도 없고.
그러니 더 이상 박근혜를 시험할 필요는 없어.
시험도 하지 말고 협조도 구할 필요가 없지.
속도전을 설명할 필요도 법안 통과를 설득할 이유도 없어.
그냥 혼자하면 돼.
물론 법안 통과가 되든 안 되든 그건 별개의 문제고 혹시 박근혜가 참석 안하더라도 섭섭해 할 이유도 없지.
그냥 따로 가면 될 일이야.
협조를 구하지 않는데 협조할 이유가 없고 도움이 필요 없다는 데 도울 이유가 없지.
자신 있는 모양이니 그대로 밀고 나가면 되지.
다시 말하면 박근혜 역할론을 더 이상 거론할 이유가 없다는 거야.
역할론을 들먹이며 협조하라고 할 때는 박근혜를 의원 이상, 국정의 동반자니 큰 정치인이니 추켜세우다가 정작 예우가 필요할 때는 의원 이상의 예우는 없다는 거니 이는 일관성 부족이야.
어느 쪽이 됐든 일관성이 있어야지.
따라서 팩스 한 장으로 밀고 나갈거면 앞으로 협조니 역할이니 하는 소리는 더 이상 하지 말라는 거야.
팩스 한 장의 의미는 박근혜와의 독대는 없다로 이해해도 되겠지.
친박의 입각 문제는 아마 지난 5일자 발언으로 이미 물 건너갔다고 봐야지.
새삼스럽게 친박들을 모아놓고 개각을 설명할 이유도 없어.
박근혜 역시 밥 먹고 사진만 찍는 모임은 별로 달가와 하지 않을테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이명박의 성공을 위해서는 박근혜를 진정으로 동반자로 인정하고 끌어안고 같이 가라는 충고를 했지.
자신감이 지나쳐서일까 이명박은 줄곧 그런 충고를 팩스 한 장 보내는 식으로 답하곤 했지.
총리설을 띄워 여론만 떠보고는 아무런 물밑 접촉도 없었던 것이 지금까지의 관행이었어.
지금도 많은 국민들이 박근혜 총리를 원하는데 그것이 곧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럼에도 이명박은 팩스 한 장 보낸 걸로 할 일 다 했다는 거니 이는 협조를 구하는 게 아니라 전쟁을 하자는 선전포고 같은 거지.
물론 같은 당내에서 전쟁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니 참기는 하겠지만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고 그 거리만큼 성공도 멀어지는 셈이지.
애당초 두 사람의 화합이나 협조를 바라는 게 무리일 지도 모르지.
상극이니까.
이런 태도를 종합해 보면 이명박의 성공이 박근혜의 성공을 보장해 주는 건 아니야.
이명박이 성공했다고 박근혜의 손을 들어 주는 일은 절대로 없다고 봐야지.
여기에 박근혜의 고민이 있어.
나라를 위해서는 이명박의 성공을 빌어야 할 판인데 이명박의 성공은 이명박을 오만하게 만들어 결국 이명박과 한판 전쟁이 불가피해 진다는 점이지.
사실 전쟁을 하려면 이명박의 인기가 바닥을 기는 지금이 가장 좋은 시점이지.
그러나 경제가 어려운 지금 전쟁을 벌였다가 이명박의 위상이 추락할 대로 추락해서 나라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지면 그 책임 또한 가벼운 게 아니지.
올해 1년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명박에게 맡겨 나라를 살릴 기회는 줘야 하는 거야.
기회조차도 주지 않는다면 국가적인 불행이 될테고 실패에 대한 핑계거리도 생기는 거지.
따라서 박근혜로서도 지금은 전쟁을 벌일 시점이 아니야.
이를 잘 아는 이명박은 팩스 한 장으로 박근혜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지.
유비가 제갈량을 삼고초려 했을 때 제갈량은 유비에게 천하 삼분지계를 주며 이렇게 말했어.
천시는 조조에게 있고 지리는 손권이 가지고 있으니 유비에게 남은 건 인화뿐이라고.
박근혜에게는 아직 천시도 지리도 없어.
오로지 인화뿐이야.
그것을 위해 박근혜가 할 수 있는 일은 참는 것뿐이지.
친박 내의 분화를 다스리고 하나로 모으는 작업도 중요하고 결집된 마음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일도 작은 일이 아니지.
요즘 들려오는 친박이나 지지자들 사이의 분화가 걱정되는 부분인데 이는 바로 박근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인화를 망치려 드는거야.
박근혜의 위상이 높아지는 시점이라 사람이 모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그럴수록 스스로를 낮추고 자중해야지.
지난번 행사와 같은 추태를 다시 벌이면 그게 박근혜를 죽이는 지름길이지.
그저 완장 하나 채워주면 눈에 보이는 게 없어.
그렇게 지지단체들이 이탈해 나가면 그 원망들을 다 어떡하냐고.
그래서야 어떻게 다시 행사를 할 수 있겠어.
박근혜에게는 인고의 세월이야.
전쟁도 안되고 협조는 더더욱 환경이 안되니 그저 가끔씩 한마디 하거나 칩거할 뿐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박근혜를 이해하고 있어.
권력과 국민 사이에 적나라하게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박근혜가 팩스에 어떻게 답하느냐가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거야.
안 간다고 보지만 만약 간다면 그것 자체로 또 하나의 전쟁이야.
박근혜가 작심하고 간다면 그것도 전쟁이고 1/22로 가서 밥만 먹고 온다면 그것 또한 다른 형태의 전쟁이지.
더 이상의 역할이나 협조는 없다는 뜻이니까.
가만 보면 이명박이 박근혜를 팩스 한 장으로 시험하고 궁지로 몰아넣은 듯 하지만 이것 역시 자충수야.
안가면 이명박의 위상은 떨어지고 가면 가는대로 이명박은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지.
안갔을 때 친이쪽에서 나올 비난은 어떡하냐고?
그럴 때를 대비해서 일찍이 부처님이 대비를 해 두셨지.
부처님이 죽림정사에 계실 때 브라흐만이 부처님의 출가 소식에 화가 나서 부처님에게 거칠고 상스러운 말투로 욕설을 퍼부었어.
부처님은 묵묵히 욕설을 다 듣고 나서 말씀하셨어.
브라흐만이여, 그대는 친구나 친척이 당신을 방문하러 옵니까?
가끔씩 옵니다.
그러면 그대는 그들에게 음식을 대접합니까?
어떤 때는 합니다.
만일 그들이 음식을 받지 않으면 그 음식은 누구의 것입니까?
그것은 나의 것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그대는 욕하지 않는 나를 욕하고 꾸짖지 않는 나를 꾸짖고 악담하지 않는 나를 악담하였소.
이것들을 나는 받지 않겠소.
그러니 그것은 모두 당신 것이오.
욕하는 것은 마치 서로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과 같
으니 나는 당신과 음식을 나누어 먹지 않겠소.
그러니 그것은 무두 당신의 것이오.
박근혜가 이명박의 밥을 먹지 않았으니 결국 가만있는 박근혜를 건드리거나 비난하거나 욕하는 것은 모두 그들의 것인 셈이지.
박근혜를 건드리지 마.
시험도 하지 말고 더더구나 굴복 시킬 생각일랑 꿈에도 안하는 게 좋아.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욕하면 욕할수록 모든 게 자신의 것으로 돌아갈 뿐이니까.
비난으로 박근혜를 엮으려는 건 비린내 나는 새끼줄로 박근혜를 묶으려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지.
팩스 한 장.
뭐, 요즘은 해고 통지나 이별 통고도 문자를 날리는 세상이니까.
다 좋은데 대접받기 원하는 대로 대접하라고 했지.
그 정도로만 대접받기 원한 모양이야.
그러니 그대로 대접해 줄 수밖에.
팩스 한 장으로 박근혜가 고민할 일은 없어.
가면 가는대로 안가면 안가는 대로 그 업보는 결국 이명박의 것이지.
그러니 박근혜를 시험하지 마.
시험하는 자가 시험에 들게 될테니까.
이명박의 천시가 다 돼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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